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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배송기사월급 [책과 세상]김창길 '당신이 뉴욕에 산다면 멋질 거예요'목욕탕 ⓒ박종우, 고은사진미술관 제공부산 수영구의 고층 아파트를 배경으로 ‘미주탕’이라고 적힌 목욕탕 굴뚝이 우뚝 솟았다. 요즘엔 보기 힘든 생경한 풍경이다. 사진작가 박종우가 찍었다. 할머니가 살았던 부산을 카메라에 담은 그에게 목욕탕 굴뚝은 특별하다. 옛날 목욕탕은 물을 데우기 위해 값싼 벙커시유를 사용해 매연이 많이 나왔다. 목욕탕 주인들은 동네 사람들의 건강을 염려해 굴뚝을 높게 올렸다. 보이지 않는 의미가 사진에 담겼다.윌리엄 클라인의 '사탕 가게'. ⓒ윌리엄 클라인 재단, 뮤지엄한미 제공흑인 소년이 미국 뉴욕의 길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있다. 담배 광고가 덕지덕지 붙은 가게 벽에 기댄 그의 표정은 무기력하다. 옆에는 상반신이 찍히지 않은 허리춤에 손을 올린 이가 서 있다. 사진작가 윌리엄 클라인의 ‘사탕 가게’. 그가 찍은 뉴욕은 대중이 상상하는 낭만적이고 세련된 세계의 수도가 아니다. 모두가 외면하고 싶은 현실을 사진은 기록한다. 2022년 3월 9일 러시아군이 폭격한 우크라이나 마리우폴에서 한 임신부가 들것에 실려 대피소로 긴급 이송되고 있다. ⓒ예브게니 말로레카심각한 부상을 당한 만삭의 임신부가 들것에 실려 이송되고 있다. 참혹한 표정의 임신부는 손으로 자신의 배를 감싸안고 있다. 2022년 3월 러시아의 폭격으로 폐허가 된 우크라이나의 마리우폴에서 사진기자 예브게니 말로레카가 찍은 사진이다. 사진은 러시아의 만행과 미래를 희망하는 생명의 의미를 동시에 묻는다.사진기자 김창길이 전 세계 유명 사진작가 18명의 작품을 소개하는 에세이를 펴냈다. 작가들은 저마다 도시, 자연 풍경, 유명 인사, 분쟁 지역, 전쟁터 등을 카메라에 담았다. 저자는 이들의 작품을 통해 사진 이면에 있는 보이지 않는 의미를 문학적 상상력을 동원해 풀어낸다. “사진은 언어의 생략이며, 사회적인 ‘말로 표현될 수 없는’ 모든 것들의 압축”이라고 한 프랑스의 철학자 롤랑 바르트의 명언을 곱씹게 된다.김창길의 '당신이 뉴욕에 산다면 멋질 거예요'강지원 기자 styl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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